칼럼

사실보다 먼저 달려가는 말

sjaree3327 2026. 9. 16. 09:17

 

 정치·사회 허위정보에서 쇼핑 숏츠의 과대홍보까지

요즘 인터넷을 보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이게 정말 사실일까?"

 

사진이 첨부되어 있으면 사실처럼 느껴지고, 영상으로 보면 더욱 믿음이 간다. 유명인의 이름이 등장하고, 그럴듯한 설명까지 붙어 있으면 의심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그런데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사진은 진짜인데 설명이 거짓일 수도 있고, 실제로 발생한 사건 두 개를 서로 연결해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최근 온라인에서 퍼진 이른바 '김재규 국가유공자 증서' 논란이 한 가지 사례다. 온라인 게시물에서는 마치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 사건의 김재규가 국가유공자가 된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는 내용이 확산됐다. 하지만 팩트체크 결과, 증서 속 김재규는 1930년 2월생으로 1951년 6·25 전쟁에서 전사한 전몰군경이었다. 반면 1979년 10·26 사건의 김재규는 1926년생이다. 생년월일부터 다른, 완전한 동명이인이었던 것이다.

이 사례에서 중요한 것은 사진이 가짜였느냐가 아니다.

 

사진 자체는 실제 자료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사진에 붙은 설명이 사실인지가 또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이런 방식의 정보 왜곡은 매우 강력하다. 완전히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실제 인물, 실제 사진, 실제 사건을 가져와 서로 다른 사실을 연결하면 훨씬 그럴듯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정치나 사회 문제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요즘 유튜브 쇼츠나 각종 숏폼 쇼핑 영상을 보면 비슷한 방식의 과대홍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이것 하나만 바꾸면 인생이 달라집니다."
"99%가 모르는 제품입니다."
"써본 사람들은 무조건 재구매합니다."
"기적처럼 달라집니다."

짧은 영상 안에서 강한 문구와 전후 비교 화면을 보여주고, 소비자가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은 채 구매 링크로 연결한다.

문제는 짧다는 것 자체가 아니라, 짧은 시간 안에 사실과 광고를 구분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온라인 플랫폼과 숏폼 등에서 소비자를 오인시킬 우려가 있는 광고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쇼핑 숏츠의 과대광고 문제를 단순히 개인적인 느낌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특히 화장품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주름이 사라진다", "기미가 없어진다", "피부 장벽을 완전히 복구한다" 같은 표현은 단순한 상품 소개를 넘어 제품의 효능을 주장하는 광고가 된다.

소비자는 이런 문구를 실제 시험 결과나 객관적인 증거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광고에서 주장하는 것과 객관적인 시험을 통해 확인된 사실은 같은 것이 아니다.

결국 정치·사회 정보와 쇼핑 광고는 전혀 다른 영역처럼 보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사람이 믿고 싶어 하는 것을 얼마나 그럴듯하게 만들어 보여주느냐 다.

그래서 우리는 정보를 접할 때 세 가지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이것은 사실인가?

둘째, 그 사실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셋째, 이 정보를 통해 누가 이익을 얻는가?

 

사진이 있다고 사실인 것은 아니다. 영상이라고 진실인 것도 아니다. 많은 사람이 공유했다고 해서 사실이 되는 것도 아니다. 상품을 직접 보여준다고 해서 광고 문구가 모두 사실이 되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정보를 만난다. 누군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정보를 만들고, 누군가는 상품을 팔기 위해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가 아닐지도 모른다.

 

정보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다.

 

공유하기 전에 한 번 멈추고, 구매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고, 광고를 볼 때는 "정말 그런가?"라고 질문하는 것.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10초의 확인인지도 모른다.

거짓말은 사실보다 빨리 달릴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공유하기 전에 한 번만 멈춘다면, 그 거짓말의 확산은 여기서 끝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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