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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군제, 한국 화장품의 황금기는 다시 올 수 있을까?

sjaree3327 2026. 10. 23. 10:06

11월 11일, 중국 최대 쇼핑 축제와 K뷰티의 과거 그리고 현실

안녕하세요, 에스자리입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중국 쪽 거래처와 통화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광군제입니다. 한때 광군제는 한국 화장품 기업들에게 절대 놓칠 수 없는 기회였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한국 화장품은 이 축제에서 어디쯤 서 있을까요?

 

1. 광군제는 어떤 날일까?

광군제는 중국어로 双十一(쌍십일, 11월 11일)라고 부릅니다. 숫자 1이 네 개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혼자 있는 사람 같다고 해서, 원래는 光棍节(광군절, 솔로의 날)로 불리던 날이었습니다.

이 날을 쇼핑 축제로 바꾼 건 알리바바입니다. 그런데 시작은 의외로 소박했습니다. 2009년 淘宝商城(타오바오몰, 지금의 티몰)이 단 27개 브랜드와 함께 할인 행사를 열었고, 그해 매출은 5,200만 위안 정도였습니다. 11월은 국경절 연휴와 크리스마스 사이에 낀 비수기라, 매출을 끌어올리면서 플랫폼 이름을 알리려는 이벤트였죠.

그 작은 행사가 지금은 티몰, 징둥(京东) 등 여러 플랫폼이 참여하고 화장품부터 가전, 식품까지 모든 것을 파는 세계 최대 규모의 쇼핑 축제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하루짜리 행사도 아닙니다. 올해도 티몰은 10월 15일 저녁 8시에 뷰티·의류 예약판매를, 10월 20일 저녁 8시에 본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지금도 한창인 셈입니다.

 

 2. 한국 화장품이 주인공이던 시절

2010년대 중반, 광군제의 주인공 중 하나는 분명히 한국 화장품이었습니다.

한국 드라마와 K팝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배우와 가수들이 쓰는 화장품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렸습니다. 쿠션 파운데이션, 마스크팩, 한국식 스킨케어 루틴은 K뷰티의 상징이 되었고,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같은 기업들은 중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높였습니다.

광군제는 이런 인기가 매출로 터지는 무대였습니다. 2016년 광군제 때는 에뛰드하우스의 세트 상품이 예약판매 일주일 만에 7만 건 넘는 주문을 받으며 티몰 메이크업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한류의 영향력, 품질과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이 한국 화장품의 무기였죠.

저도 그 시기에 NMPA 인증 문의를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중국에서 잘 팔린다는데 우리도 빨리 등록해 달라"는 요청이 끊이지 않던 때였습니다.

 

 3. 그리고 지금의 현실

숫자를 보면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한국 화장품의 대중국 수출은 2021년 49억 달러에서 계속 줄어 2024년 25억 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몇 년 만에 거의 절반이 된 셈입니다.

광군제 순위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2025년) 티몰 뷰티 브랜드 상위 10위는 1위 珀莱雅(프로야, 중국 브랜드)를 시작으로 에스티로더, 랑콤, 로레알 파리, 스킨수티컬즈, 라메르, SK-II, 薇诺娜(위노나, 중국 민감 피부 브랜드), 올레이, 끌레드뽀 보떼였습니다. 한국 브랜드는 한 곳도 없었습니다.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첫째, 중국 브랜드가 강해졌습니다. 国货(궈훠, 자국 제품)를 선호하는 흐름 속에서 중국 브랜드들은 현지 소비자의 취향과 유행을 빠르게 반영하고, 网红(왕홍,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한국 화장품이 차지하던 "가성비 좋고 트렌디한" 자리를 이제 중국 브랜드가 가져갔습니다.

둘째, 한국 브랜드가 중간에 끼었습니다. 고가 시장은 여전히 에스티로더, 랑콤 같은 서구 럭셔리 브랜드가, 가성비 시장은 중국 브랜드가 잡고 있습니다.

셋째, 소비자가 깐깐해졌습니다. 중국 소비자는 더 이상 "해외 브랜드"라는 이유만으로 사지 않습니다. 성분, 사용감, 브랜드의 개성, 실제 후기까지 꼼꼼히 비교합니다.

 

 4. 그렇다면 K뷰티는 끝난 걸까?

그렇지 않습니다.

2025년 한국 화장품 수출은 114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1위 시장이 바뀌었습니다. 미국(22억 달러)이 처음으로 중국(20억 달러)을 앞질렀습니다. K뷰티가 사라진 게 아니라, 무게 중심이 옮겨 간 것입니다.

그리고 중국은 여전히 20억 달러, 한국 화장품의 두 번째로 큰 시장입니다. 다만 "한국 화장품이니까 팔린다"는 시대가 끝났을 뿐입니다.

 

 5. 다시 기회를 잡으려면

과거의 성공 방식을 그대로 반복해서는 어렵습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변화를 바탕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한국산"보다 "이 제품만의 이유"가 필요합니다.
성분, 사용감, 품질, 브랜드 정체성으로 중국 소비자가 이 제품을 골라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보여 줘야 합니다.

둘째, 노출보다 신뢰를 쌓아야 합니다.
왕홍 방송이나 小红书(샤오훙수, 중국판 인스타그램)를 활용하더라도, 단순 노출보다 믿을 수 있는 정보와 실제 사용 경험을 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광군제는 준비된 브랜드의 무대입니다.
광군제 직전에 "올해 한번 팔아 볼까?" 해서는 늦습니다. 정식 유통을 하려면 NMPA 등록·备案(비안, 신고·등록)이 이미 끝나 있어야 하고, 라벨과 효능 문구, 광고 표현도 중국 기준에 맞아 있어야 합니다. 보통 몇 달에서 1년 가까이 걸리는 일이라, 올해 광군제를 보며 내년을 준비하는 것이 현실적인 계획입니다.

넷째, 할인 경쟁에만 기대지 말아야 합니다.
광군제 매출이 크더라도 할인 비용, 광고비, 플랫폼 수수료를 빼고 나면 실제 수익은 기대보다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의 판매량보다 재구매, 브랜드 신뢰, 장기적인 수익성을 함께 봐야 합니다.

 

■ 마무리하며

광군제는 2009년 27개 브랜드의 작은 할인 행사에서 시작해 세계 최대 쇼핑 축제가 되었습니다. 그 사이 한국 화장품은 주인공이었다가, 지금은 순위표에서 이름을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하지만 중국 시장이 한국 화장품에 문을 닫은 것이 아니라, 소비자를 설득하는 방법이 달라진 것입니다.

황금기를 되찾는 것만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중국 소비자가 지금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한국 화장품만이 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지부터 다시 물어야 할 때입니다.

올해 광군제를 구경만 하셨다면, 내년 광군제는 준비하는 쪽에 서 보시면 어떨까요?

 

특히 2021년 이후 중국 규제가 크게 바뀌면서, 예전에 허가를 받았던 한국 제품 중 상당수가 허가를 잃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중국 바이어들은 오히려 "허가가 살아 있는 한국 제품"을 찾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자세히 풀어 보겠습니다.

 

광군제에 팔려면 무엇을 언제부터 준비해야 할까요? 아래 글에서 등록 절차와 유통 방식을 함께 확인해 보세요.

[내부 링크: 중국 화장품 NMPA 등록·비안 8단계 총정리] https://write93207.tistory.com/49
[내부 링크: 중국 화장품 수출, 일반무역 vs 보세창고] https://write93207.tistory.com/52
[내부 링크: 왕홍 1편, 중국 왕홍은 외국 화장품을 먼저 사서 방송할까?] https://write93207.tistory.com/50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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